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병원 복도에서, 가족들이 무거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순간을 상상해보신 적이 있나요? "환자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연명의료를 계속해야 할까요?"라는 의료진의 질문 앞에서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사전연명의료제도입니다. 2018년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단순히 법적 절차가 아니라, 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진정한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는 소중한 장치입니다.
▣ 사전연명의료제도, 정확히 무엇인가요?
● 제도의 핵심 개념
사전연명의료제도는 19세 이상의 사람이 스스로가 향후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연명의료중단 등의 결정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사를 문서로 작성한 것입니다.
여기서 연명의료란 치료 효과 없이 환자 생명만을 연장하기 위해 시도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제투여 등을 의미합니다.
● 법적 근거와 의의
연명의료결정법(2018.2.4.시행)에 따라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치료의 효과 없이 생명만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을 유보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제도로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 누가, 어떻게 작성할 수 있나요?
● 작성 자격 조건
19세 이상의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향후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가 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연명의료 및 호스피스에 관한 의향을 문서로 작성해 둘 수 있습니다. 나이, 건강상태, 직업에 관계없이 성인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능합니다.
● 작성 방법과 절차
가장 중요한 점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의 지정을 받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을 방문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본인이 직접 작성하여야 하며, 등록기관을 통해 작성·등록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의료 정보처리시스템의 데이터베이스에 보관되어야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 등록기관 종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역보건의료기관: 보건소, 보건의료원, 보건지소 및 건강생활지원센터
- 국민건강보험공단: 전국 각 지사에서 등록 가능
- 비영리법인 또는 비영리단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에 관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
- 공공기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 실제 작성 과정에서 알아야 할 것들
● 작성 시 준비물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을 원하는 분들은 가까운 등록기관에 방문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하셔야 합니다. (신분증 지참 필수)
신분증만 있으면 되는 간단한 준비물이지만, 마음의 준비가 더 중요합니다. 이는 내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대한 진지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 작성 방법
작성방법은 수기로 서면에 작성하거나, 태블릿을 이용하여 작성할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상담사의 충분한 설명을 듣고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변경과 철회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이미 작성한 경우라도 본인은 언제든지 그 의사를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드시 처음 작성한 등록기관에 방문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보건복지부 지정을 받은 등록기관이라면 어디든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 왜 지금 작성해야 할까요?
● 가족의 부담 덜어주기
여러분이 갑작스러운 사고나 질병으로 의식을 잃었을 때, 가족들이 연명의료에 대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미리 작성해둔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있다면, 가족들은 환자의 의사를 명확히 알 수 있어 심리적 부담을 크게 덜 수 있습니다.
● 자기결정권의 실현
내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소중한 권리입니다. 의식이 있을 때 미리 결정해두는 것이 진정한 자기결정권의 실현입니다.
● 존엄한 죽음의 준비
무의미한 연명의료보다는 편안하고 존엄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면, 사전연명의료제도는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제도입니다.
▣ 실제 경험담과 주의사항
● 상담 과정의 중요성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위해서는 반드시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등록기관을 방문하셔야 합니다. 등록기관에는 전국 보건소, 국민건강보험공단 각 지사, 국립암센터 등이 포함됩니다.
상담 과정에서 전문가의 설명을 충분히 듣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한 서류 작성이 아니라 내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중요한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 법적 효력을 위한 요건
법에 따라 작성 전 알아야 할 사항에 대한 설명이 제공되지 않거나 작성자의 확인을 받지 않은 경우에는 법적 효력이 없으므로, 반드시 정식 등록기관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으며 작성해야 합니다.
마무리: 오늘부터 시작하는 준비
사전연명의료제도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삶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미리 표현해두는 것입니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지사, 기타 등록기관에 문의하여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 존엄한 삶과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제도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준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